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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세에 복귀한 열정의 패션 거장' 피에르 가르댕, 98세로 영면

패션계의 전설, 기성복의 선구자, 패션 브랜딩의 아버지로 불렸던 프랑스의 패션 거장, 디자이너 피에르 가르뎅이 향년 98세로 영면했다.

2020.12.30


사진 = 2014
년 파리 피에르 가르
뎅 박물관 개관식에서 포즈를 취하는 피에르 가르댕
.


패션계의 전설, 기성복의 선구자, 패션 브랜딩의 아버지로 불려온 프랑스 디자이너 피에르 가르뎅(Pierre Cardin)이 29일(현지시간) 향년 98세로 세상을 떠났다.


유족은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피에르 가르뎅이 이날 오전 일드프랑스 뇌이쉬르센의 병원에서 영원히 눈을 감았다고 프랑스 언론들이 전했다.


유족은 “피에르 가르뎅이 한평생 보여준 끈질긴 야망과 대담함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는 세기를 넘나들며 프랑스와 세계에 독특한 예술적 유산을 남겼다”고 추모했다.


1922년 이탈리아에서 부유한 와인상의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피에르 가르댕은 2살때 부모와 함께 프랑스로 넘어와 패션 디자이너이자 사업가로 성공을 거뒀다.


스페인 출신의 파코라반(86)과 프랑스 출신의 앙드레 쿠레주(1923~2016년)와 더불어 60년대 미래주의 패션의 창안자로 평가받는다.



↑사진 =
1965년, 피에르 가르댕


↑사진 =
1970
년 7
월, 자신의
매장 앞에서 포즈를 취한 피에르 가르댕


프랑스 생테티엔에서 14살에 처음 재단사로서 실과 바늘을 잡은 피에르 가르뎅은 1944년 패션의 도시 파리로 올라와 유명 디자이너 밑에서 영화 촬영에 쓰는 의상 등을 제작했다.


이때 장 콕토 감독의 영화 '미녀와 야수'(1946)에 사용할 의상을 만들었고, 콕토 감독의 소개로 크리스티앙 디오르를 알게 돼 1947년 디오르의 "첫 번째" 재단사로 고용됐다.


28살이던 1950년, 자신의 이름으로 브랜드를 런칭한 피에르 가르뎅은 1954년 '버블 드레스'를 선보이며 명성을 얻었고 1959년 디자이너 중 처음으로 쁘렝땅 백화점에서 기성복 컬렉션을 선보였다.



그의 손에서 빚어진 의상들은 디자인 자체가 기하학적 형태를 띠고 있거나, 기하학적인 문양을 품고 있어서 미래지향적인 '우주 시대 룩'을 창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1979년 중국 베이징(北京) 자금성에서 처음으로 패션쇼를 선보인 최초의 서양인이 됐고, 1991년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패션쇼를 올린 최초의 디자이너로 기록됐다.



일찍이 동양 문화에도 관심을 가졌던 그는 일본에서도 브랜드 입지를 공고히 했다.


피에르 가르뎅은 2010년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나는 아마 북한을 제외한 전 세계를 커버하고 있고, 내가 선택하면 그곳도 갈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뽐내기도 했다.


피에르 가르뎅은 예술적 감각뿐만 아니라 라이센스 사업에 뛰어든 최초의 디자이너로 남다른 사업 수완으로도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전 세계에 유통하는 다양한 상품에 본인의 이름을 사용도록 허락한 최초의 디자이너로 라이센스로 디자이너 브랜드의 매스티지(Masstige) 시대의 포문을 열였다.



피에르 가르뎅의 높은 브랜드 가치를 활용해 향수부터 펜, 담배, 재떨이, 자동차, 심지어 식표품까지 한때 1천개가 넘는 제품을 선보이며 '라이센스계의 나폴레옹’이라는 비공식적 칭호를 얻기도 했다.


5대륙 140개 이상의 국가에서 판매된 피에르 가르댕 라이선싱 사업은 5~12%의 로열티를 받으며 그는 6억 유로 이상의 재산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에르 가르뎅은 1970년 프랑스 텔레비지옹과 인터뷰에서 "수백만 프랑(유로화 도입 이전 프랑스의 화폐 단위)의 드레스보다 넥타이를 팔아서 버는 돈이 더 많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 =
피에르 가르
뎅은 
90세이던 2012년 복귀해 패션쇼를 열고 작품을 발표했다.


일선에서 물러났던  피에르 가르댕은 지난 2012년 7월, 90세의 나이로 컴백 작품 패션쇼를 열며 노년까지 활발히 활동하며 패션 산업을 주도했다.


그는 당시 컴백 작품 발표회에서 "나는 아직 내일을 위한 가솔린(에너지)을 갖고 있다"면서 "이 일을 시작할 때는 가장 어렸는데 이제는 가장 나이가 많아도 여전히 이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패션엔 류숙희 기자

fashionn@fashion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