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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프렌치 샤넬걸, 2020 F/W 샤넬 컬렉션

버지니 비아르가 이끄는 2020 F/W 샤넬 컬렉션은 칼 라거펠트 시대의 판타지 대신 커머셜에 초점을 맞췄다. 과장된 세트도 없었고, 기발한 핸드백과 액세서리 등 화려한 테마도 없었고 웨어러블한 옷만 있었다.

2020.03.05
       


칼 라거펠트가 샤넬를 이끌던 전성 시대에는 폭포나 해변 등 상식을 벗어난 세트와 우주선이 발사되는 화려한 테마까지 런웨이를 드라마틱한 순간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지금은 칼 라거펠트 대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버지니 비아르가 샤넬을 이끌고 있다. 그녀는 이번 2020 F/W 컬렉션에서 칼 라거펠트 시대의 판타지를 벗겨버리고 샤넬의 가장 상업적인 핵심을 드러내며 그녀만의 비전을 제시했다.


버지니 비아르는 유명 패션 하우스 샤넬을 맡은 이후 젊고 실험적인 새로운 샤넬 시대로 이끌어 가고 있다.


그동안 상징적인 박스형 부클레 스커트 슈트에 경의를 표했다면 이번 컬렉션에서는 안나 윈투어 보그 편집장이 작업한 첫번째 보그 미국판 표지를 참조했다. 모델 미카엘라 베르튜를 사진작가 피터 린드버그가 촬영한 1988년 11월호 표지였다.



보그 1988년 11호 표지는 모델 미카엘라 베르쿠가 흉상 중앙에 멀티컬러 구슬 십자가가 달린 크리스찬 라크로와의 1988 F/W 꾸띄르 컬렉션의 블랙 재킷을 입고 있다. 이와 매우 유사한 구슬로 장식한 십자가 디자인이 버지니 비아르의 2020 가을/겨울 샤넬 컬렉션에서 많이 등장했다.


지난 3월 3일(현지시간) 화요일, 그랑 팔레 내부에서 열린 샤넬 2020 F/W 컬렉션은 인터내셔널 패션위크가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난 상황에서 보다 젊어진 분위기의 샤넬은 밝은 분위기의 미래 제시했다.



버니지 비아르는 흑백의 심플한 파도 모양을 이루는 벤치로 단백하게 만든 런웨이 무대 세트를 통해 매머드급 칼 라거펠트 시대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쇼가 시작되고 모델들이 중간에서도 나왔고, 때로는 두세 명씩 무리를 지어 나타나 캐주얼하게 런웨이 쇼장을 거닐었다. 세계 최고의 럭셔리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분위기는 엄청 캐주얼하게 느껴졌다.



부클레 코디네이션 세트 중 상당수는 작은 구슬 장식 십자가와 멀티컬러 구슬 장식의 크로스 목걸이, 팔찌, 파우치 백 디테일이 특징이었다. 모두 1988년 보그 표지에서 영감을 받아 칼 라거펠트의 1994 봄/여름 디자인을 응용한 것이었다.


보그 표지와 비슷하게 구슬로 장식된 브로치는 물론 ,1990년대에 나오미 캠벨과 클라우디아 쉬퍼가 착용했었고 현재는 지지 하디드와 카이아 거버와 같은 신세대 모델들이 착용한 부클레 뷔스티에도 포함되었다.



캐주얼한 니트, 격식을 갖춘 타페타 드레스 등 새로운 아이템이 등장했으며 찢어진 트랙 팬츠, 롱 트위드 코트는 실용적인 부츠와 조화를 이루었다. 액세서리는 비잔틴 주얼리와 폴카 도트 역할을 하는 작은 샤넬 로고가 달린 타이츠와 동백꽃, 머리 뒤에 묶은 나비 리본 등이 있었다.


칼 라거펠트가 사망한지 1년, 버지니 비아르는 샤넬 하우스에 걸맞은 유산과 헤리티지를 보여주면서 젊어진 샤넬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문제는 일반적인 상업주의 패션쇼에서 찾을 수 있는 흥분과 드라마틱한 요소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버지니 비아르는 궁극적으로 상업적으로 팔릴만한 물건을 만드는 데는 장점을 보였지만 세계 최고의 럭셔리 브랜드 샤넬의 마법같은 환타지를 심어주기에는 부족했다. 


과장된 세트도 없었고, 기발한 핸드백과 액세서리 등 화려한 테마도 없었고 단지 웨어러블한 옷만 있었다. 관객의 VIP들 사이에서 포착된 로봇 모양의 백, 우유 팩, 쇼핑 바구니의 숫자롤 판단했을 때, 패션 미디어와 고객을 모두 놓칠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fashionn@fashion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