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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 이세(IISE)/ 김인태 & 김인규 형제 디자이너

형제 디자이너의 다른 시선! 세계가 주목하는 색다른 스트리트 미학

무에서 유를 창조한 '이세(IISE)'의 김인태 & 김인규 형제 디자이너. 미국에서 이민자로 나고 자란 모습과 서울의 경험들이 투영된 하이엔드 스트리트 캐주얼 '이세'가 신선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19.12.20
         



▶ ‘이세’ 김인태 & 김인규 형제 디자이너의 한계없는 도전


한국의 전통美에 스트리트웨어 감성의 모던美를 접목한 '모던한 코리안 클래시즘'으로 세계시장 개척에 나선 젊은 형제가 있다.


한국적인 전통과 과거를 탐구하는 젊은 디자이너 브랜드 '이세'의 듀오 김인태 & 김인규 형제는 스트리트웨어 감성과 한국적인 헤리티지 요소를 색다른 시선으로 접근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독특한 한국적 패션 DNA를 보여주고 있다. 열정과 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한 '이세'의 김인태 & 김인규 형제를 평창동 쇼룸에서 만났다.


한때 파리 하이-패션에서 '바람의 옷'이라고 불렸던 한복의 추상적인 이미지는 '이세'의 뉴요커적인 스트리트웨어 감성과 만나 미니멀 워크웨어 미학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미국에서 나고 자란 한국인 교포 2세'라는 정체성을 장점으로 변주한 브랜드 '이세'는 한복과 한옥, 천연염색 등 한국적인 헤리티지를 컨템포리리한 감각으로 해석, 전혀 고리타분하거나 억지스럽지 않다. 어쩌면 미국계 한국인이 만드는 브랜드로서 자연스럽다는 표현이 맞을 듯하다.


미국에서 이민자로 나고 자란 모습과 서울의 경험들이 투영되어 나타난 작품들은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주목받는 신예 디자이너 브랜드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 맨 땅에 헤딩, 비전공자가 패션 디자이너가 되기까지


뉴욕 인근에 있는 뉴저지주에서 나고 자란 김인태 & 김인규 형제는 정작 패션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았다. 초·중·고교 시절을 평범하게 보낸 후 형 김인태는 뉴욕 주립대에서 영문학을, 동생 김인규는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서 금융학을 각각 전공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DNA에는 예술적인 감성이 흐르고 있었다.


이들 형제는 "어머니가 어릴 때부터 박물관, 갤러리, 콘서트에 자주 데려갔고 세라믹 도자기, 가구 등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 직접 제작하고 수집도 했다. 그것이 성장하면서 우리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부친 역시 패션 산업에 몸담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형제가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은 것은 부모님이 패션디자인이 어려운 분야라고 강조하며 패션을 직업으로 삼지 말라고 당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간접적으로 패션을 접했던 형제는 숨겨진 끼를 억누를 수 없었다. 대학 재학 시절에 온라인으로 의류와 신발을 판매한 것이다.


형제가 직접 구입하고 수집해 온 '스니커즈 컬렉션'과 미국에선 구할 수 없는 하이-엔드 청바지를 프랑스나 일본에서 수입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엄밀히 말하면 소매 유통으로 패션에 입문한 셈이다. 그 경험들이 지금 패션 사업을 하는 데 있어 굉장히 큰 자산으로 남았다.


이들 형제가 한국에서 패션 비즈니스를 시작한 것은 우연이 교차하는 '필연'이었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중국에서 1년 6개월가량 체류하며 형제는 신발 등 패션 브랜드를 만들 궁리를 했다.


중국에 잠시 머물면서 여행차 한국을 종종 들렀는데, 이때 처음 본 한국의 전통 의상과 궁궐의 아름다움에 마음을 빼앗겼다. 2012년에 처음 한국을 찾은 이들은 서울 광장시장에서 천연 염색 옷을 보고는 곧바로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다.


↑사진 = 이세 김인태 대표 (형)


형제가 여행차 한국에서 보낸 일상들은 모두 새롭고 경이로웠다. 그길로 아예 한국에 들어앉아 1년간 서울은 물론 전북 익산과 전남 나주, 제주도의 염색 장인들을 찾아다녔다. 감물과 숯, 인디고 가루로 색을 만들고 양파 껍질로 주홍빛을 내는 걸 보면서 화학 염색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전통 염색의 깊이와 품격을 느꼈다.


전국 여행을 하며 한국적인 유산에 매료된 형제는 자신의 스트리트웨어 감성을 하이-엔드 패션으로 변주하기로 결정한다. 결국 지난 2013년 형제는 '이세'라는 브랜드로 가방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2년 뒤인 2015년 6월에는 법인을 정식으로 만들고 남성 캐주얼 브랜드를 런칭했다.


브랜드명 '이세'도 그 연장선이다. 교포 '2세'라는 뜻도 있고, 차세대를 의미하는 '세컨드 제너레이션'이라는 의미도 있다. 지난 세대의 영향을 우리 세대, 우리 눈으로 새롭게 재해석 하겠다는 형제의 의지를 담았다.

↑사진 = 이세 김인규 디자이너(동생)


자인을 담당하고 있는 동생 김인규는 "한인 타운에서 나고 자랐지만 음식 말고는 한국 문화를 전혀 접할 수 없었다. 성인이 되어 처음 접한 한옥이나 한복의 전통 디자인, 천연 염색, 원단 등은 서양의 문화와 디자인과는 아주 다르면서도 새롭고 멋있었다"고 회상했다.


또한 "천연 염색, 한옥, 청사초롱…. 특히 창틀의 격자무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각형이다. 현대미술의 거장 몬드리안이나 로스코 역시 한국의 대칭미를 접했다면 즉시 매료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디자인 방식은 미술관, 서점, 건축물은 물론 도시의 풍경을 통해 영감을 얻고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한국의 미학과 서양의 미학 사이에서 이 균형을 찾는 과정에 집중한다. 따라서 이세의 옷들은 너무 한국적이지도, 미국적이지도 않은 두 문화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다.


브랜드 런칭 4년째, 현재 매출의 대부분은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나오고 있으며 그중 절반 이상이 미국에서 발생한다.


마케팅과 세일즈를 담당하는 형 김인태는 "한국의 염색 기법과 전통 격자무늬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 해외 바이어들에게 신선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뉴욕커들이 한복 스타일을 적용한 셔츠에 청바지를 맞춰 입는 걸 보면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적인 멋을 투영한 '이세'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조금씩 빛을 보고, 해외 편집숍에서 오프-화이트, 사카이 등과 같은 톱 브랜드와 나란히 걸려 있는 것을 본 순간을 잊을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 2020 F/W 이세 컬렉션



▶ 미국과 한국, 그 사이에서 빛난 정체성


두 사람에게는 잊을 수 없는 두 번의 패션쇼가 있다. 바로 나고 자란 미국의 뉴욕과 패션 비즈니스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서울에서 선보인 데뷔쇼다.


먼저 지난해 9월 '이세'는 한국콘텐츠진흥원 후원으로 뉴욕패션위크에서 2019 봄/여름 컬렉션으로 첫 해외 패션쇼를 선보였다. 첫 쇼에 현지 미디어의 반응은 뜨거웠다.


"광목이나 무명 같은 옷감과 어우러진 한국적 염색 기법이 미래적으로 표현됐다." "한국의 전통적 실루엣과 소재에 서양의 미학을 균형감 있게 더했다." 등 호평이 쏟아졌다. 쇼가 끝난 뒤에는 미국과 이탈리아 등 해외 유명 바이어들의 입점 문의도 수십 건 잇달았다고 한다.


↑사진 = 2019  F/W 이세 컬렉션


또한 이세는 지난해 7월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신진 디자이너 육성을 위해 마련한 '스몰 삼성패션디자인펀드(sfdf)'에서 1위 수상자로 뽑혀 삼성물산 패션부문 후원으로 올해 3월에 열린 서울패션위크에서 2019 가을/겨울 이세 컬렉션으로 첫 패션쇼를 선보였다.


이세의 첫 서울패션위크 패션쇼는 입소문을 사실로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미래적인 LED 페이스 마스크와 한글 모티프 옷의 조합이 인상적이었다.


당시 첫 서울패션위크 런웨이 쇼에 대해 형 김인태는 "서울의 50년 뒤를 생각하며 과거를 보존하는 이세만의 방법을 보여주고자 했다. 천연 염색 기술은 디지털화를 통해 원단에 적용되었고, 스티치를 이용해 전통 보자기를 연상시키는 직물을 만들었다. 한복의 레이어나 과거의 간판을 재조합해 텍스타일을 만든 것도 그 일환이다. 현재의 기술을 활용해 전통을 재해석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과정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사진 = 이세 2019 S/S 뉴욕 컬렉션 피날레


한편 이들 형제는 일본 전통 무늬들을 모티브로 의류와 생활용품 등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일본 '비즈빔(VisVim)'처럼 이세를 한국적인 모티브와 전통을 바탕으로  의류와 액세서리는 물론 신발, 가구, 주방용품, 문구류 등을 포함하는 토탈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fashionn@fashion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