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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브랜드 어쩌다 분노의 표적 됐나? LVMH·케링·에르메스 줄줄이 주가 폭락

LVMH, 에르메스, 케링, 리치몬트, 프라다, 몽클레르 유럽 6대 명품 기업의 시가총액이 올해들어 총 2510억 유로(약 373조원) 감소하며 기업가치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2026.10.28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기업가치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 시각)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에르메스, 구찌의 모기업 케링(Kering), 리치몬트(Richemont), 프라다, 몽클레르 등 유럽 6대 상장 명품 기업의 시가총액이 올해들어 총 2510억 유로(약 373조원)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루이비통, 디올, 티파니 등을 아우르는 세계 최대 럭셔리 제국 LVMH, '명품 중의 명품'으로 불리는 에르메스(Hermès)의 하락 폭이 컸다. 두 기업에서만 약 2249억유로(약 334조원)의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각) 에르메스는 올해 3분기(7~9월) 매출이 고정환율 기준 41억 유로(약 6조8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분기 성장률이다. 

실적 발표 직후 프랑스 파리 증시에서 에르메스 주가는 장중 한때 9% 급락했고, 최종적으로는 4.94% 내린 주당 1,289.5유로(약 191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르메스 주가는 연초 대비 40%가량 하락한 상태다. 

루이비통·디올·티파니 등 주요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LVMH의 주가도 지난 22일 종가 기준 연초보다 39.9% 내리며 기업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구찌, 생 로랑, 발렌시아가, 보테가 베네타 등을 보유한 케링은 지난 23일 파리 증시에서 전날보다 16.6% 폭락한 178.12유로(약 26만4,000원)로 그룹 역사상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으며 연초 대비 주가 하락률은 약 41%까지 확대됐다.

↑사진 = 케링 그룹 최고경영자(CEO) 루카 데 메오 

케링의 핵심 브랜드인 구찌는 '뎀나'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교체하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으나 이번 3분기 12억9,100만 유로(약 1조9,100억원)로 6% 하락했다. 

케링 그룹의 루카 데 메오(Luca de Meo) CEO는 전 세계적인 소비 침체와 실적 악화에 대응해 대대적인 구조조정 ‘리컨케링’(ReconKering)'을 발표하며 구찌, 발렌시아가, 보테가 베네타, 생 로랑, 알렉산더 맥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교체 등 과감한 인력개편과 대규모 매장 폐쇄 등 사업구조 개편을 포함한 고강도 경영 쇄신을 진행하고 있다.

케링 그룹 소속의 럭셔리 브랜드는 올해들어 105개를 폐장했고 연내 20개 추가 폐장이 예정되어 있다.

↑사진 = 구찌 2027 S/S 컬렉션



이같은 럭셔리 브랜드 실적 부진과 주가 폭락은 전쟁과 유가 상승, 중국 정부의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세금 단속, 미국의 소비 둔화 외에도 유럽 현지의 정세 불안도 악재로 작용했다. 

최근 프랑스 전역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가 대규모 폭동으로 변질되며 루이비통, 구찌, 프라다, 셀린느, 에르메스, 디올, 생로랑 등 프랑스를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매장들이 대거 약탈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명품 브랜드가 장인 정신과 유산의 상징보다는 과소비와 자본주의적 부패의 상징이 돼 버렸고 공들여 키운 명품의 영향력이 이제 역풍을 맞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뉴욕타임스는 21일(현지 시간) '프랑스, 사치 기계(Luxury Machine)에 맞서 분노하다' 제하 칼럼을 통해 "(시위대들의) 디올, 셀린느, 에르메스 등 브랜드 매장의 약탈 행위는 화려한 겉모습 뒤에 숨겨진 (사회) 균열을 드러낸다"고 진단했다.


파리정치대학(Sciences Po) 경영혁신대학원 겸임교수인 세르주 카레이라는 "프랑스는 언제나 명품과 애증의 관계를 맺어왔다"며 "세계적인 영향력에는 자부심을 느껴면서도, 그 도덕성에 의구심을 품고 불평등함에 대해 비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NYT는 "역설적이게도 럭셔리 브랜드는 스스로를 선망과 취향의 상징으로 만들었지만 가격은 대다수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높였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의 자부심으로 여겨지던 명품 산업이 일반 대중들이 실제 구매할 수 있는 여력은 점점 더 어려워졌고,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분노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카레이라 교수는 그 결과 "대부분의 젊은 세대는 이 세계에서 배제된 느낌을 받는다"며 "더 이상 꿈은 없고, 오직 질투와 분노만 남아 있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의 투자회사 아비바인베스터스에서 글로벌 주식 운용을 맡고 있는 하샤란 만은 “럭셔리 제품 가격이 여전히 현실과 동떨어져 있거나 소비자가 너무 비싸다고 느낀다면, 아무리 창의적인 제품을 내놓아도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자라(ZARA)를 소유한 인디텍스(Inditex), H&M 등의 패스트패션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전통적인 거대 럭셔리 기업의 PER을 넘어서는 이른바 '밸류에이션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패션엔 정소예 기자

fashionn@fashion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