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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러움이 멋스러움으로 평가받는 '어글리 패션'이 뜬다

세련된 옷차림 대신 전혀 신경을 안쓴 듯 촌스러운 컬러와 뜬금없는 의상으로 개성을 어필하는 '어글리 패션'이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어글리 슈즈 열풍을 몰고 왔던 고프코어 트렌드가 올해는 ‘패니 팩'으로 옮겨붙고 있다.

2018.05.24

 

↑사진 = 2018 봄/여름 마크 제이콥스/발렌시아가/펜티by푸마 컬렉션

 

촌스러움이 멋스러움으로 평가받는 어글리 패션 시대가 열렸다.

패션업계는 멋지고 세련된 모습의 옷차림 대신 전혀 신경을 안쓴 듯 촌스러운 컬러와 뜬금없는 의상으로 개성을 어필하는 엉뚱하면서 괴짜같은,  못생김이 주는 생소한 매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가령 캐주얼 정장 위에 맥락 없는 투박한 디자인의 우비를 걸치거나, 하이힐과 둔탁한 등산복을 매칭하고 아버지의 커다란 재킷, 할머니가 입을 법한 촌스런 스웨터 등을 걸치는 못생긴 스타일이 독특하고 쿨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따라서 지금 패션업계는 투박한 디자인의 의류와 슈즈가 연일 완판을 기록하며 어글리 패션 트렌드가 각광받고 있는 추세다.

 

패션업계에서는 이를 ‘고프코어(Gorpcore)’로 부르며 고프코어의 ‘고프(Gorp)’는 그래놀라(Granola), 귀리(Oat), 건포도(Raisin), 땅콩(Peanut)의 첫머리를 딴 약자다. 트레킹이나 캠핑을 갈 때 들고 가는 견과류 믹스를 뜻하는 것으로 캠핑이나 트레킹 용 아웃도어 의류를 지칭하는 단어로 쓰인다.

 

↑사진 = 2018 가을/겨울 발렌시아가 컬렉션

 

 '고프코어(Gorpcore)' 트렌드는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스타일을 의미하는 놈코어의 진화된 버전으로 남성복에 먼저 도입되기 시작, 여성복에도 빠르게 전파되고 있으며 의류, 신발, 가방 등 전 패션 아이템으로 업그레이드 되고 있는 추세다.

 

최근 발렌시아가의 뎀나 바잘리아가 남성복 컬렉션에서 고프코어 룩으로 선보인 스포츠 샌들, 방수 재킷 등이 판매 열풍을 일으키고 있으며 스트리트에서는 낡아 빠진 아웃도어용 플리스에 80년대 콘서트 티셔츠를 입거나 혹은 샌들에 양말을 신고 어그 부츠를 신는 고프코어 스타일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구찌의  2018 크루즈 컬렉션 의상도 17세기 르네상스와 18세기 바로크, 1970년대 게이클럽, 1980년대 팝 스타에서 영향받은 다양한 요소들이 마치 비빔밥처럼 혼재된 것을 볼 수 있다.

 

지나치게 화려하고 많은 요소들이 중첩된  ‘투 머치’ 스타일이 과거에는 부담스러울 뿐만 아니라 패션센스가 없는 사람으로 통했으나  지금은 오히려 과장된 요소들이 시크하게 인식되며 진화의 과정을 겪고 있다.


구찌는 기존의 하이엔드 이미지에서 벗어나 톡톡 튀는 ‘긱 시크(geek chic, 컴퓨터와 기술 마니아들의 괴짜 패션)’패션으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단숨에 사로잡았다.

 

↑사진 = 2018 Pre-Fall 구찌 컬렉션

 

올해들어서는 지난해 어글리 슈즈 열풍을 몰고 왔던 고프코어 트렌드가  ‘패니 팩(Fanny pack)’과 ‘슬링백(Sling bag)’으로 옮겨붙었다.

 

발렌시아가, 구찌, 마크 제이콥스, 루이비통 등 해외 명품 브랜드와 베트멍, 오프-화이트로 대변되는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까지 재래시장에서나 볼 수 있던 패니 백을 런웨이 컬렉션에 대거 등장시키며 주목을 받았다.


힙색으로 불리는 패니 팩, 벨트 형태의 가방끈을 이용해 대각선으로 등에 바짝 붙여 메는 슬링백은 모두 90년대 이후 시장 가방으로 불리며 패션 밖 영역으로 밀려났으나 최근들어 잇템으로 부상하고 있다.  

 

양손이 자유로우면서 몸을 안정적으로 감싸는 착용감 등 실용적인 장점 덕분에 에슬레저 활동이나 노동 현장에서 주로 사용되며 일명 아버지 가방으로도 불렸으나 돌아온 80년대 잇백으로 올해들어 패니 팩은80~90년대 아버지의 동산용 필수템이라는 한물 간 아이템에서 젊은 여성들의 머스트 바이 아이템으로 신분이 바뀌고 있다.

 

↑사진 = 2018 봄/여름 빈폴 액세서리 컬렉션

 

한편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액세서리는 고프코어의 어글리 트렌드를 재해석한 레트로 풍 블랙 블록 슬링백을 선보였다.

각진 실루엣과 심플한 디자인으로 스트리트 패션의 무드를 살리면서도 세련된 가죽 로고 패치를 지퍼에 달아 포인트를 줬다. 또, 슬링백을 앞으로 돌려 메어 깔끔한 복고풍 매력을 강조했다.


90년대 대학가 패션을 떠올리게 하는 메신저백도 눈에 띈다. 투박한듯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복고풍 컬러 스트라이프가 인상적이다. 경량성도 뛰어나 실용적이다. 몸에 딱 달라붙도록 끈을 조여 메면 촌스러운듯 스타일리시한 데일리룩을 완성할 수 있다.


빈폴액세서리 최혜리 디자인 실장은 “힙색, 슬링백 등 야외활동시에나 사용하던 가방들을 데일리룩에 매치해 앞으로 돌려 메는 스타일링이 유행하고있다”며 “특정 스타일에 구애 받지 않는 디자인으로 가벼운 데일리룩은 물론 포멀룩, 스트리트 패션, 고프코어룩 등 스타일을 가리지 않고 코디 할 수 있어 올 여름 핵심 아이템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패션엔 류숙희 기자

fashionn@fashion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