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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어번 테크웨어의 향연, 2020 봄/여름 이세(IISE) 컬렉션

한국적인 헤리티지와 컨템포러리 미학이 만난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이세(IISE)」의 김인태, 김인규 형제 디자이너는 2020 봄/여름 컬렉션에서 옷의 기능성과 디자인을 모두 살린 '어반 테크웨어'를 선보였다.

2019.11.07
 


한국적인 헤리티지와 컨템포러리 미학이 만난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이세(IISE)」가 지난 9월 뉴욕패션위크, 10월 서울패션위크를 통해 자신들이 뿌리이자 태어나고 자란 동서양의 두 패션 도시에서 2020 봄/여름 컬렉션을 선보였다.


재미 교포 2세인 김인태, 김인규 형제 디자이너는 이번 시즌 테마로 ‘세계적 대기업이 된 이세 코퍼레이션’으로 정했다. 고도화된 산업 사회 속에서  「이세」가 패션 뿐만이 아닌 모든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브랜드라는 재미있는 상상을 하면서 묵직하지만 위트있는 런웨이를 선보였다.


「이세」의  2020 봄/여름 컬렉션은 고도화된 산업화를 이룬 도시를 바탕으로 기능성과 디자인을 모두 살린 테크웨어의 향연이었다.



듀오 디자이너는 쇼 노트를 통해 “제조, 공정, 의료, 무기, 물류, 전자, 화학, 우주산업,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이세」는 한 회사가 가질 수 있는 산업적 영향력의 최대치를 행사하며 전 세계 사람들의 삶 곳곳에 침투합니다.” 라고 밝혀 쇼 시작 전부터 기대감을 모았다. 기존에 집착했던 한국적 헤리티지라는 화두에서 벗어나 좀더 자유로워진 감성을 엿볼 수 있었다.


시스루 오간자를 이용한 프린트 수트, 드로코드 및 버클이 장착된 메시 재킷과 셔츠, 스트링과 스티치 디테일, 패니팩, 「이세」 특유의 클래식한 실루엣을 강조한 카디건 등 다소 난해한 테마를 효과적으로 연출했다. 여기에 가상 기업 ‘이세 코퍼레이션’을 위한 마이크로칩을 모든 컬렉션 피스에 삽입해 완성도를 높였다.


산업 규모가 커지면서 소비자의 삶은 편해졌지만 기업의 보이지 않는 규제에 자신의 삶을 맞춰나가는 역설적인 모습도 런웨이에 투영되었다.


이는 CCTV 영상을 콜라주 기법으로 이어 붙인 패턴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직원의 안위와 보안을 위해 설치한 CCTV가 사실은 ‘늘 감시하며 데이터로 저장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이세 코퍼레이션’ 상징의 일환으로 현재 테크웨어의 가장 진보된 기술인 고어텍스 인피니엄과 나이키 어댑트도 이번 컬렉션에 응용했다.


두번째 만남인 고어텍스 인피니엄은 컬렉션 곳곳에서 감초 역할을 했으며, 자동으로 끈이 조여지는 나이키 어댑트 허라취는 스포티즘과 스포츠웨어의 절묘한 만남을 통해 이번 시즌 컬렉션의 방점을 찍었다.


김인태, 김인규 형제가 전개하는 컨템포러리 스트리트웨어 브랜드「이세」는 한복과 한옥, 천연염색 등 한국적인 헤리티지를 현대적으로 접목해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세」라는 브랜드명에도 한국 1세대의 영감을 이어 '2세대'가 새롭게 해석하는 브랜드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미국에서 나고 자란 덕에 한국을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게 된 형제 디자이너는 직접 체험한 한국적인 독창성, 역동성 그리고 전통성을 조합해 스트리트웨어로 풀어낸다.




그동안 세계에 투영된 K-패션의 이미지가 '바람의 옷 한복'이었다면, 이들 형제 디자이너의 눈에 비친 대한민국의 서울은 고도화되고 산업화된 IT 도시와 전통적인 궁궐이 공존하는, 현대와 전통 유산의 조화로운 모습이었을 것이다. 


지난 2013년 가방 브랜드로 시작해 2015년에 법인을 세우고 의류사업으로 확장한 「이세」는 한국의 직물, 천연염색 기법을 사용해 모든 제품을 한국에서 제작한다. 당연히 옷 안쪽 상표에는 쿨하게 '메이드 인 코리아' 라벨이 붙어있다. 


한국의 전통적인 실루엣과 소재에 스트리트 미학을 접목시킨 「이세」는 현재 가장 경쟁력있는 K-패션 대표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 뉴욕패션위크에서 선보인 2020 봄/여름 이세 컬렉션



























▶ 서울패션위크에서 선보인 2020 봄/여름 이세 컬렉션




























패션엔 유재부 기자 / 이민지 기자

fashionn@fashion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