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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성공 신화' 포에버 21, 한때 5조원...결국 967억 헐값 매각

한인 이민 신화로 불렸던 포에버 21이 결국 8,100만 달러(약 967억 원)에 팔린다. 지난해 파산보호신청과 함께 구조조정에 나선 이후 자산을 헐값에 매각하게 되었다.

2020.02.04



지난해 9월 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했던 미국의 패스트 패션 소매업체 포에버 21이 기업 컨소시엄과 8,100만 달러(약 967억 원)에 자산을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2월 2일(현지시간) 일요일에 서명이 되어 월요일에 공개된 이 계약에는 포에버 21과 쇼핑몰 소유주 사이먼 부동산 그룹과 브룩필드를 비롯해 쥬시 꾸뛰르, 노티카, 빈스 카뮤토, 바니스 뉴욕 소유주인 브랜드 매니즈먼트 회사 어센틱 브랜즈 그룹으로 구성된 기업 컨소시엄간의 협정이 포함되어 있다.



다른 잠재적 구매자들은 오는 금요일까지 수정 제안(counter offer)을 제시해야 한다. 추가 입찰이 성사되면 다음 주에 경매가 열린다. 그러면 판사는 포에버 21의 판매를 승인해야 한다.



한편 지난 1981년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민을 간 장도원·장진숙 부부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피게로아 거리에 '패션 21'이라는 이름의 첫 의류판매장을 오픈했다.


1984년  83㎡ 크기에 불과했던 이 작은 옷가게는 이후 '영원한 21세를 위한 옷'이라는 뜻을 가진 '포에버21'이라는 패스트 패션 브랜드로 성장해 전세계 40여 개국 800개 이상 매장에서 판맨되는 미국의 빅 5 의류회사로 성장했다.



옷가게를 열기 위한 돈을 모으기 위해 남편인 장도원은 1984년 회사를 창업하기 전까지 경비와 주유소 직원, 커피숍 직원 등 3가지 일을 동시에 했다. 그 노력이 열매를 맺어 자산 규모 수조원의 억만장자가 된 부부는 미주 한인 최초로 미국 100대 부자에 이름을 올리며 한인 이민 신화로 유명해졌다.


포에버 21은 1995년 이전까지 캘리포니아 내 지역 기업이었지만 미네소타주의 몰오브아메리카에 매장을 연 것을 시작으로 다른 주와 세계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2014년 38억 달러 매출(약 4조, 5,372억 원)을 기록한 포에버21은 2016년까지도 매장을 확장했다.



하지만 최신 유행을 선도하지 못하고, 싸지만 그저그런 옷이라는 인식을 얻으면서 인기를 잃어갔다. 특히 H&M과 자라와 같은 글로벌 SPA 브랜드와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면서 포에버 21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남성복과 신발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지만 결국 다수의 의류업체를 파산시킨 전자상거래로의 추세 전환에 적응하지 못했다.


즉 온라인 쇼핑의 인기 증가와 구매 제품의 환경적인 영향에 대해 우려하는 고객들의 요구, 그리고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의 작업조건 등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 즉 요즘 화두인 지속가능과 윤리적 패션에 대한 대처가 늦은 셈이다.


결국 지난해 9월 포에버21은 파산보호신청과 함께 JP모간 등 기존 채권단으로부터 2억7,500만달러(약 3,283억 원)의 자금을 지원받으며 구조조정에 나선 이후 결국 자산을 헐값에 매각하게 되었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fashionn@fashion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