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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칼과 작별한 윈터 원더랜드, 2019 가을/겨울 샤넬 켈렉션

칼 라거펠트의 마지막 샤넬 컬렉션은 고인을 기리는 1분간의 침묵, 기립박수, 그리고 고인의 부재를 아쉬워하는 눈물 바다였다. 이렇게 샤넬의 2019 가을/겨울 컬렉션을 한 시대의 종말을 알렸다.

2019.03.06


 

패션 카이저가 세상을 떠난 지 약 2주 뒤인 지난 3월 5일(현지시간) 화요일, 파리 그랑팔레에 운집한 2,000여명의 관객들은 샤넬 하우스를 위한 칼 라거펠트의 마지막 쇼로 그와의 작별을 고했다.

 

칼 라거펠트의 마지막 샤넬 컬렉션은 고인을 기리는 1분간의 침묵, 기립박수, 그리고 고인의 부재를 아쉬워하는 눈물 바다였다. 코코 샤넬이 죽은 지 12년 후인 1983년부터 시작된 칼 러거펠트의 샤넬 스토리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많은 사람들은 고인이 된 칼 라거펠드가 패션 분야에서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며 많은 업적을 남겼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를 가장 유명하게 만든, 가장 기억에 남는 업적은 샤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상대적으로 진부해진 상태의 브랜드를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크고 파워풀한 럭셔리 브랜드 중 하나로 끌어 올렸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2월 19일 갑작스러운 타계 이후 열린 2019 가을/겨울 샤넬 컬렉션에서 그의 부재는 크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눈 덮힌 알프스 산맥의 거대한 배경으로 둘러싸인 스위스 산간 지방의 지붕이 뾰족한 목조 주택 살레와 실물크기의 오두막 10개가 있는 웅장한 알프스 마을 세트의 나무 벤치에 앉아 있는 관객들에게는 슬픔이 깃들어 있었다.

 

쇼가 시작되기 전, 프랑스어와 영어로 1분간의 침묵을 요구하는 발표가 있었다. 1분이 지난 후, 인터콤 시스템에서는 영어로 누군가 칼 라거펠트에게 그의 패션쇼 세트는 "그림에서 워킹하는 것 같다"고 고인을 회고하며 샤넬 하우스에 합류하기로 결정한 이유를 말하는 칼 라거펠트와의 인터뷰가 오디오로 재생되었다.

 

 

그리고 나서 배우 겸 모델인 카라 델레바인이 쇼의 오프닝을 장식했다. 이는 생전에 고인과의 친밀한 관계를 고려할 때 적절한 선택으로 보였다.

 

런웨이에서 관객을 깜짝 놀하게 한 것은 샤넬의 홍보대사인 페넬로페 쿠르즈로, 디자이너를 기리는 하얀 장미 한송이를 들고 화이트 밍크룩을 입고 런웨이를 당당하게 워킹했다.

 

'눈속의 샤넬'이라는 타이틀로 시작된 패션쇼는 점잖은 썰매 방울 종소리가 울리면서 모델들이 거대한 공간의 120미터 캣워크를 따라 인공 눈 위를 행진했다.

 

 

샤넬의 오랜 홍보대사 카라 델레바인이 화이트와 블랙 체크 보디 슈트에 매칭 햇과 오버사이즈의 새발 격자무늬 코트를 입고 처음 등장해 경의를 표했고 네덜란드 모델 루나 비즐이 피날레를 장식했다. 

 

밀라노에서 그의 유작인 2019 가을/겨울 펜디 컬렉션에서 그랬듯 데이빗 보위의 노래 '히어로즈'는 모델들이 캣위크의 마지막 턴 다운을 준비할 때 연주되었다.

 

피넬레를 이끈 모델들은 눈물을 억제할 수 없었던 카라 델레바인, 캣 맥닐, 마리아칼라 보스코노와 같은 칼 라거펠트의 뮤즈와 친구들이었다.

 

 

칼 라거펠트는 공식적인 추도회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샤넬의 전 리더에 대한 조문은 미묘했다. 쇼 노트 안에는 브랜드와 아주 밀접한 두 사람인 칼 라거펠트와 코코 샤넬의 일러스트레이션이 들어있었다.

 

'비트는 계속된다(The beat goes on...)'는 칼 라거펠트의 글씨로 일러스트레이션 상단에 휘갈려 썼는데, 자신이 세상을 떠날 것을 대비해 이것을 남겼는지 의문을 품게 했다.

 

또한 관객들 속에서 감동을 주는 순간도 있었다. 마지막 모델이 런웨이를 지나갈 때 칼 라거펠트의 절친인 '보그' 미국판 편집장 안나 윈투어는 기립박수를 유도하기 위해 미리 서 있었다. 그리고  피날레 무대에 인사하러 나온 디자인팀은 없었다.

 

 

패션쇼가 끝난 뒤에도 사람들은 한참동안 현장을 떠나지 못했고, 프렌치 시크의 대명사 캐롤린 드 메그레, 탑 모델 나오미 캠벨과 클라우디아 시퍼 등 셀러브리티들은 울음을 터트렸다.

 

에 대해서 말하면, 칼 라거펠트는 아주 기분좋게 외출했다. 2019 가을/겨울 컬렉션은 하이-웨이스트의 와이드 레그 팬츠와 롱 코트, 챙이 넓은 모자와 체인-스트랩 가방, 남성복 격자무늬와 새발 격자무늬 프린트의 타탄 트위드로 문을 열었다. 주름장식이 잘린 시폰과 실크 블라우스는 헤비한 원단에 하나의 층을 이루며 가벼움을 더했다.

 

페어아일식 패턴과 스트라이프의 아름다운 플러시 니트들은 스웨터, 미디 길이의 스커트와 카디건에 사용되었으며, 때로는 한꺼번에 사용되었다.

 

 

쇼 후반부의 뉴트럴 팔레트는 밝은 푸치아, 깊은 청록색과 다크-오렌지 색조가 주도했으며  얇고 기발한 프린트의 드레스와 보디 슈트를 입은 샤넬 스키어룩이 눈에 띄었다. 또한 인타르시아 눈송이에는 숫자 '5'가 포함된 것이 특징이었다.

 

이번 시즌을 위한 새로운 백은 스키 리프트 같은 형태의 클러치였다. 또한 백팩과 패니팩 같은 또다른 백은 털로 덮힌 패널과 니트 베이스가 특징이었다.

 

크레이프 고무 밑창이 달린 웻지 힐과 시얼링 안감의 부츠는 실용적인 스노우 기어를 위해 만들어졌으며, 장식적인 네커치프와 하트 형태의 귀걸이는 여성스러웠다. 

 

거대한 동백꽃으로 고정된 나비 리본 형태의 트렌디한 헤어 액세서리 역시 2019 가을/겨울에 유행할 전망이다.

 

 

마지막에는 헤비한 망토, 애나멜 가죽 팬츠와 점프슈트, 스팽글 장식의 블랙 탑이 등장해서 천사같은 화이트 의류 섹션으로 이어졌다.

 

구체적으로 일상복인 패딩 재킷과 베스트, 슈트, 많은 하이-웨이스티드 팬츠가 등장했고 반면에 이브닝 웨어로는 깃털과 털로 덮힌 스커트와 메탈릭한 눈송이 장식물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칼 라거펠드가 없는 샤넬을 상상하기 힘들다. 비록 샤넬측은 쇼 노트를 통해 이번 컬렉션은 칼 라거펠트와 신임 버지니 바이르가 함께 선보인 패션쇼라고 밝혔지만 명백히 샤넬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무대였다.

 

아직은 라거펠트가 선택한 후임자는 현재 샤넬을 채우기에 너무 큰 신발을 신은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전임의 반만 따라가도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듯 하다.

 

 

이날은 칼 라거펠트의 죽음을 애도할 수 있는 마지막 날로, 그의 삶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고인할 추모할 시간을 가질 가치가 충분히 있었으며 결코 잊지 못할 특별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칼 라거펠트 자신은 과거에 얽매어 사는 것을 혐오했고 심지어 자신의 작품 활동에서도 결코 뒤돌아보지 않았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버지니 비아르와 함께 셔넬의 담대한 신세계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쇼 노트에서 밝힌 칼 라거펠트가 친필로 쓴 글 처럼 "비트는 계속된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fashionn@fashion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