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N

Facebook
World Fashion

[리뷰] 판타지랜드, 2018 봄/여름 마크 제이콥스 컬렉션

마크 제이콥스의 2019 봄/여름 컬렉션은 한마다로 드라마같은 판타지 쇼였다. 하지만 예정시간보다 90분이나 지연된 런웨이는 아름다운 옷과 함께 무수한 소문으로 가득했다.

2018.09.14

 

마크 제이콥스는 매시즌 뉴욕패션위크의 피날레를 장식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컬렉션은 무수한 소문으로 가득했다.

 

마크 제이콥스가 관객들이 리한나 패션쇼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자신의 컬렉션을 1시간 30분이나 지연시켰기 때문이다. 리한나의 란제리 라인 '새비지 x 펜티'의 첫 컬렉션은 마크 제이콥스의 6시 패션쇼가 끝나고 7시 30분에 잡혀있었다.

 

뉴욕 패션위크 공식 폐막 행사를 의미하는 마지막 주자로 런웨이 무대를 장식했던 마크 제이콥스는 지난 2007년 2시간 늦게 패션쇼를 시작해 비판적인 혹평을 받은적이 있으나 그 이후에는 시간을 엄수하기로 유명했다.

 

뉴욕 패션위크가 끝나자마자 바이어와 프레스들은 바로 런던 패션위크 참관을 위해 야간 비행기를 타고 곧바로 이동한다. 따라서 공식 패션쇼는 제시간에 치뤄져야 프레스와 바이어의 다음 스케줄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다.

 

그러나 1시간 30분이 지나도록 패션쇼가 시작되지 않자 아직 특정 옷이 완성되지 않아 백스테이지로 재봉틀이 배달되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결국 유명 에디터, 바이어 그리고 인플루언서들은 마크 제이콥스 패션쇼가 예정보다 늦게 시작해 7시 30시분에 시작하는 리한나의 브루클린 란제리 패션쇼 참관을 포기할수 밖에 없었다.

 

마지막 쇼 타임을 리한나에게 뺏긴 마크 제이콥스의 소심한 복수였던 셈이다. 뉴욕패션위크의 공식 피날레 주인공으로 마크 제이콥스가 결정된 상태에서 리한나가 1시간 30분 뒤에 란제리 쇼를 연다고 발표하는 바람에 어느정도 예상이 되었던 일이었다.

 

마크 제이콥스 패션쇼가 지연된 관계로 런던행 비행기를 타거나 다음 스케줄이 있는 사람들은 중간에 빠져 나가는 경우도 많았다. 

 

보그 편집장 안나 윈투어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성거렸고 , 그녀가 쇼장을 떠날지 여부를 두고 관객들은 은밀한 게임을 즐기기도 했다. 그녀는 패션쇼를 보다가 맘에 안들면 중간에 일어나 쇼장을 떠나는 경우도 가끔 있었기 때문이다.

 

가수 니키 미나즈, 모델 에밀리 라타코프스키, 영화 감독 소피아 코폴라, 모델 겸 가수 카렌 엘슨 등 셀러브리티와 친구들은 기꺼이 자리를 지키며 쇼가 시작되기를 기다려 주었고, 예정 시간보다 정확히 90분이 지난 7시 30분에 아무런 설명 없이 불이 꺼졌고, 첫 번째 룩이 런웨이 등장하면서 쇼가 시작되었다.

 

 

마크 제이콥스 2019 봄/여름 컬렉션에서는 트위드, 라텍스, 깃털, 스팽글 장식, 라메 등을 사용한 불륨감있는 파스텔-색조의 정교한 옷으로 가득한, 눈을 위한 축제였다.

 

마치 꾸띄르 쇼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2018 가을/겨울 컬렉션과 마찬가지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같은 배우로부터 영감을 받은 옛 시절을 생각나게 했다. 

 

50~60년대의 짧은 실루엣과 짧은 운전 장갑, 헤드 스카프, 커다란 리본 등 다소 과도해 보이는 디테일이 대표적이었으며 오버사이즈의 극적인 실루엣, 풍성한 러플로 장식된 이브닝웨어는 단연 압권이었다.

 

일부 드레스는 장미 모양 리본으로 장식되었고, 만면에 다른 드레스들은 층이 지거나 깃털로 가장 자리를 장식, 또는 반짝거리는 패브릭으로 감쌌다.

 

앞에 언급한 가수 니키 미나즈와 같은 패션 모험가들만이 소화할 수 있는 아이템들은 레드카펫보다는 잡지 패션 화보에 더 적합해 보였다.

 

특히 핑크와 오렌지의 선셋 색조의 가벼운 시폰 넘버 드레스와 무지개 컬러가 들어간 스팽글 장식의 하이-웨이스트 슬라우치 턱시도 팬츠는 판타지에 가까웠다. 

 

 

우터웨어는 판티지 버전(완전히 깃털로 덥힌 핑크 코트)과 실용적 버전(허리에 벨트를 맨 클래식한 경량의 트렌치) 두가지 옵션의 믹스러 하이라이트를 장색했다.

 

한시간 이상 기다린 마크 제이콥스 2019 봄/여름 컬렉션은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물론 리한나 쇼를 기대했던 관객도 있었겠지만 멋진 컬러, 캐스팅, 장인 솜씨 모두 아주 훌륭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전통적인 럭셔리 브랜드보다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및 인플루어 마케팅이 각광 받고 있는 소셜미디어 시대에 마크 제이콥스의 패션쇼 지연 전략은 기성 디자이너의 시대착오적인 잘못된 전략으로 비판받고 있다. 

 

유명 디자이너의 패션쇼를 기다리는 즐거움, 순간적인 만족감은 부여했으나 관객들이 다른 디자이너의 패션쇼를 선택 관람할 수 있도록 배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리한나의 펜티 뷰티는 출시 한달만에 7,200만 달러(약 808억 2,000만 원)을 벌어 들였고 그녀의 새비지x펜티 라인은 수요일 밤 쇼가 끝나고 곧바로 온라인 쇼핑을 할 수 있는 '현장직구' 형태의 2018 가을/겨울 컬렉션이었다.

 

LVMH 그룹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지난 2017년 투자자들에게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볼 때 "미국 대통령보다 마크 제이콥스에 더 관심이 있다"고 말해 화제가 되었다. 마크 제이콥스의 매출 부진을 애둘러 말한 것이다.

 

마크 제이콥스는 대중 문화 포스 뿐 아니라 산업계 안팎에서 전설적인 인재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가 진정으로 리한나를 무너뜨리고 싶다면 쇼를 1시간 30분이나 지연시켜 리한나 패션쇼 시간과 맞춘 이번 해프닝은 결코 이길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전투였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fashionn@fashion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