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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샤넬 중고제품 판매업체 고소...상표권 침해인가 범죄인가?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샤넬은 샤넬 중고품 판매업체 WGACA가 소비자를 현혹시키고 짝퉁 판매를 했다는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과연 중고품을 파는 것이 상표권 침해인 범죄일까? 중고 제품을 통해서라도 럭셔리를 경험하고 싶은 소비자의 욕망도 상표권 침해인가?

2018.03.17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샤넬이 뉴욕의 빈티지 리셀러 소매업체 WGACA((What Goes Around Comes Around)가 소비자를 현혹시키고 짝퉁 판매를 했다는 이유로 뉴욕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엄청난 브랜드 가치를 보유한 샤넬은 자사 상표를 보호하고 이를 침해한 위반자들을 뒤쫓기 위해 항상 경계하고 있다. 그동안 제기한 수많은 소송에서도 이를 엿볼수 있다. 

 

그러나 샤넬은 아주 오래전에  H&M 등 하이 스트리트 브랜드를 디자인 카피 혐의로 고소한 적은 있지만 유통업체인 유명 빈티지 소매업체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아주 이례적인 경우다.

 

전자 상거래 사이트 뿐 아니라 맨해튼, 로스엔젤리스, 마이애미, 햄튼 비치에 직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빈티지 소매업체 WGACA는 다양한 중고 샤넬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아마도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큰 빈티지 샤넬 컬렉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는 WGACA 입장에서는 날벼락인 셈이다. 하지만 과연 중고품을 파는 것이 상표권 침해인 범죄일까?


 

이와 관련된 샤넬의 입장은 아주 확실하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럭셔리 하우스 샤넬은 위조 및 상표권 침해, 허위 광고, 불공정 경쟁 및 허위 보증 등의 혐의를 제기하며 지난 3월 14일(현지시간) 수요일 뉴욕의 WGACA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샤넬의 주장 중 핵심은 WGACA가 샤넬과 공식적인 관계를 맺고 샤넬 중고 제품을 파는 것처럼 고객들을 오해하게 만들었다는 혐의다. 사실 중고품에 대해 상표권 침해를 주장하는 것은 다소 어폐가 있어 보인다.

 

고소장에 따르면, 원고인 샤넬 측은 "피고 WGACA가 샤넬과 일정 수준의 승인이나 제휴를 맺고 있거나 혹은 샤넬의 브랜드와 호감을 판매하기 위해 샤넬이 WGACA에서 판매되는 샤넬 중고 제품을 인증, 소비자들에게 샤넬의 브랜드 신뢰와 호감을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고소장에서는 "WGACA가 대중들에게 판매할 권한이 없는 티슈 상자 커버, 쟁반, 거울을 포함한 진짜 샤넬 유명 상표가 들어간 아이템을 판매하려고 한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샤넬은 "WGACA의 공식 관계 또는 제휴 요청을 분명하게 거부했다"고 밝혔다.

 

샤넬이 주장한 또다른 범죄로는 샤넬 마케팅 자료, 샤넬 브랜드의 제품 이미지는 물론 소셜 미디어에 샤넬 광고와 상표를 사용했으며 #WGACAChanel 해시태그를 사용해 샤넬에서 보증하지 않은 아이템을 진품으로 보증했다는 것이다.

 

또한 샤넬은 WGACA가 핸드백과 가짜 샤넬 유명 상표의 티슈 박스 커버 등이 포함된 위조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주장하며 금전적인 손해 배상 및 구제책을 강구하고 있다.

 

 

미국의 법률 웹사이트 '어보브 더 로(Above the Law)'의 에디터 스테이시 자렛스키(Staci Zaretsky)는 "샤넬은 WGACA에서 판매되고 있는 모든 럭셔리 브랜딩이 소비자들을 혼란에 빠뜨릴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해 이번 소송에 상표법을 적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녀는 "두 회사 사이에는 특별한 관계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WGACA가 샤넬 브랜딩을 판매에 활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3배 배상할 정도는 아니며 법원에서 승소하더라도 많은 금액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WGACA가 소송에서 질 경우 큰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 샤넬은 현재 각 위반에 대해 최대 200만 달러(약 21억 원)를 원하고 있다. 사실 90년대에 H&M과 소송을 벌일 때도 배상 금액은 적었지만 소송을 통해 오리지날 디자인에 대한 자존심을 유지했었다.

 

#CHANEL Fall 94/95 #WGA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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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판매와 구매를 허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베이와 알리바바와 같은 대형 시장을 제외하면, 이번 사례는 패션 역사상 럭셔리 브랜드와 중고품 소매업체 사이의 첫 소송으로 기록되었다.

 

스텔라 맥카트니의 경우 지난해 럭셔리 리셀러 사이트 더 리얼리얼(The RealReal)과 제휴하며 자신의 중고 제품 판매를 공식적으로 허용했다. 순환 경제에 대한 책무의 일환으로 자신의 브랜드 제품 재판매를 권장하고 중고 제품 구매 소비자까지 잠재적인 럭셔리 소비자로 인정한다는 의미다.

 

한편 소비자의 럭셔리 구매 추종현상으로부터 출발한 이번 샤넬측의 중고품 판매업체 WGACA 고소는 합법과 불법의 모호한 경계를 두고 논란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샤넬의 신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와 중고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를 명확하게 구분짓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럭셔리 브랜드 신제품을 살 수없는 소비자들이 중고 제품을 통해 럭셔리를 경험하고 싶은 심리와 욕망도 과연 상표권 침해일까?

 

Suiting up for Spring #CHANEL Spring 94 #WGA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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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의 대변인은 지난 3월 15일(현지시간) AGACA 소송 관련 성명서를 통헤 "이번 컴플레인은 브랜드의 명성을 지키려는 샤넬의 강력하고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며, 무허가 유통 채널에서 샤넬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샤넬 제품의 진위성을 보증하는 듯 암시하는 잘못된 마케팅 혹은 광고 활동에 기만당하거나 오도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고 밝혔다.     

 

이어 "샤넬 제품의 공인된 판매업체가 아닌 AGACA는 마치 진짜 샤넬 상품을 인증하고 샤넬과의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듯한 사기성 사례들로 고객을 혼란시키고 있다. 이는 샤넬이 어렵게 구축한 브랜드의 명성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밝혔다.

 

Need we say more? #WGACACHA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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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샤넬이 제기한 혐의에 대해 AGACA의 부회장 프랭크 보버는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결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장담한다. 우리는 샤넬에 제기한 의혹들이 완전히 근거가 없다고 생각하며 적극적으로 방어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AGACA의 웹사이트는 현재 300개가 넘는 샤넬 아이템들이 판매되고 있으며 인스타그램을 포함한 브랜드의 소셜 미디어 채널에는 런웨이, 제품 사진, 빈티지 캠페인 이미지 등 샤넬의 이미지로 가득하다.

 

WGACA의 풀네임인 '홧 고우즈 어라운두 컴즈 어라운드(What Goes Around Comes Around)'는 '뿌린대로 거둔다'는 자업자득 혹은 '행한 일은 반드시 되돌아 온다'는 인과응보의 의미도 있지만 유행은 돌고 돈다는 트렌드적 의미도 있다.

 

중고품를 재판매하는 것은 지속가능패션의 핵심인데 이를 상표권 침해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어쩌면 소매업체명처럼 자업자득 혹은 인과응보적인 보복적인 측면도 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유행은 돌고 돈다는 그래서 중고품도 빈티지와 에스닉이 될 수 있다는 패션의 본질을 간과한 것이라는 의견도 함께 존재한다. 만약 샤넬이 승소한다면 전당포나 럭셔리 제품을 재판매하는 소매업체들은 타격도 예상된다.

 

샤넬의 칼 라거펠트는 14년 전 디자인 카피로 자주 소송전을 벌였던 H&M과 함께 하이 스트리트 패션과 하이-엔드 패션을 구분하는 소위 '레스토랑 vs 패스트푸드 론'을 내세우면서 SPA 브랜드의 카피를 허용해 바야흐로 패션 민주주의 시대를 열었다.

 

당시 공식 기자 회견을 통해 H&M을 패스트 푸드에 빗대어 패스트 패션이라고 명명했고 샤넬과 같은 럭셔리 브랜드를 레스토랑으로 비유하며 매일 패스트푸드를 가더라도 한달에 한번 레스토랑에 찾아달라고 말했다.

 

 

칼 라거펠트가 먼저 H&M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오리지널과 카피라는 이분법적 문제를 정리했으며 이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도약에 큰 힘이 되기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샤넬이 샤넬 중고 제품 판매업체와 한판 승부에 나섰다. 이번에는 어떤 솔로몬의 지혜를 내놓을지 기대가 된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fashionn@fashionn.com